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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놓인 국내 물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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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05-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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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놓인 국내 물류시장

국내 물류시장이 기로에 놓였다. 국내 물류시장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사업파트인 3자물류(3PL)와 택배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올들어 택배시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조로현상을 보이며 그동안 시장의 황폐화를 주도했던 `단가인하` 현상이 극에 달해 있다. 택배시장은 경기침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이외에 TV홈쇼핑·인터넷쇼핑몰 등의 신유통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 대형화물의 유치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신규 대량 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업체간 경쟁만 심화돼 `제살 깍아 먹기식 영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3PL시장의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화주기업의 물류아웃소싱 증가와 정부의 `종합물류업 인증제 도입` 등이 대표적인 호재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중인 종물업 인증제가 시행도 하기 전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3PL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큰 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택배시장 및 3PL시장의 현황 및 발전가능성을 미국·영국·일본 등의 외국시장 사례에 비춰 살펴보고, 국내 택배 및 3PL업체의 경쟁력을 알아본다.<편집자>


-택배

조로(早老)증 걸린 시장


국내 택배시장은 올 들어 외형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업체간 경쟁만 심화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올초 본지는 택배시장을 전망하면서 지난해(1조2천여억원) 보다 약 8% 증가한 1조3천여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 업체별 경쟁이 그 어느 해 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올해 상반기를 한달여 남겨둔 5월말 현재 시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책·CD 등 소형 화물은 1200원대까지 곤두박질 쳤으며, 일반 기업물량도 2천원대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5∼6천원 하던 개인택배도 일부 업체에서는 3000원까지 내려 받고 있다.
이 같은 시장상황으로 인해 각 업체는 초비상이다.
각 업체의 전략팀에서 모든 아이디어를 총동원해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다.
택배업은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제조업과는 사업전략을 짜는 기본 접근방식부터 다르다.
제조업은 경쟁업체에 비해 좋은 제품을 내놓고 적당한 홍보를 곁들이면 제품이 팔리지만 택배업은 경쟁업체 보다 월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현재까지 가장 쉬운 방법인 단가 인하를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결국 총알(자금)이 든든한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올해도 여전히 현대택배·대한통운·한진·CJ GLS 등 이른바 `빅 4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4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6천558억원으로 전체 시장(1조천538억원)의 55%를 차지한다.
이들 업체의 전략은 지난해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는 암묵적으로(또는 귀찮아서) 적은 물량에는 접근하지 않는 경향이 지배적이었지만 올해는 이 같은 물량도 없어서 야단이다.
실제로 메이져 업체의 올해 1/4분기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대한통운이 467억8200만원으로 전년 동기(453억5300만원) 대비 3.1% 증가했으며, 한진은 457억원으로 전년(441억) 대비 2.3%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 2000년을 기점으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영세업체 대다수가 문을 닫아 수 백여개에 달하던 업체가 현재는 30여개사로 압축됐다.
시장논리에 의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됐던 것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의 바람이 올들어 또 다시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대상은 지난 2000년 중소업체간 경쟁에서 살아남은 일부 건실한 중견기업이다.
"대기업의 무차별 물량확보로 인해 우리같은 중견기업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살아나면 물량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지만…. 글쎄요. 현재로서는 좋지 않습니다."
한 중견업체 간부의 말이다.
이 같은 국내 시장상황은 일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듯하다.
일본은 택배시장이 형성된 70년대 중반 228만박스에서 89년 10억개로 천문학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 했다.
이후 90년 일본경제의 거품의 꺼지면서 95년까지 년평균 5.7%씩 성장하며 정체현상을 보였다.
98년 사가와큐빈이 시장에 들어오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96년 15억3000만박스에서 2003년 25억4000만박스로 늘어났지만 지난해부터 또 다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3년말 현재 구로네꼬 야마토·사가와큐빈 등 2개사가 전체 시장(2조엔, 한화 20조원)의 68.9%를 점유하며, 2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2개사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단가파괴 현상이 지속됐으며, 최근에는 3위 업체인 일본통운이 최저 740엔(한화 7400원)이던 단가를 400엔대로 대폭 인하하는 등 국내 시장과 너무나 흡사하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일본시장과의 이 같은 흡사성에도 불구, 국내시장의 전망이 어둡게 나오는 것은 일본의 시장규모가 우리나라의 20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업체는 규모의 경제로 인해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택배사업을 처음 시작한 한진의 경우 사업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다 지난 2002년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경쟁업체도 매출액 대비 수익을 살펴보면 6∼7%를 보이는 등 한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시장에서 업체가 돈을 벌기도 전에 너무 빨리 성장이 멈췄다는 반증으로, 사업초기 막대한 투자비를 생각하면 각 업체의 고민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단가인하`는 이 같은 현실에 비춰볼 때 이미 최악의 수(手)라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결국 서비스 차별화 및 상품의 다양화 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대형 택배사를 중심으로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택배상품을 개발하고, 인프라 및 IT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서비스를 통한 고객 확보`를 부르짖고 있지만 현실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시장에 변화가 있긴 있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3PL

종물업 인증제 중심 잡아야


현재 국내 물류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미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문이 제3자물류(3PL) 시장이다.
국내 기업의 물류부문 아웃소싱은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3PL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정부의 `종합물류업 인증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00개 제조·유통기업과 7대 도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 국내 물류서비스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은 물류비 가운데 55.6%를 전문 물류업체에 위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물류아웃소싱 비중은 최근 4년 사이 21.8% 증가한 수치로, 3PL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또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종합물류업 인증제`의 목적이 3PL시장 확대를 위한 화주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어 물류업계의 관심은 온통 3PL에 쏠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3PL의 개념이 도입된지 불과 4∼5년 밖에 되지 않아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물류아웃소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는 분명하지만, `종합물류업 인증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업체가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당초 정부가 발표한 물류전문기업 육성방안에 따르면 물류시장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화주기업이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받은 업체에 자사 물류비의 70% 이상을 위탁할 경우 3년간 외주물류비의 2%를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기로 했다.
또 향후 ▲매출 3조원 이상 ▲종업원수 1천명 이상 등을 만족시키는 물류기업에는 오는 2014년까지 법인세를 최초 3년간 100%, 이후2년간 50%를 감면하는 파격적인 세제지원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정책(안)은 시작부터 흐트러졌다.
화주업체의 물류아웃싱을 유도하기 위한 법인세 감면 등의 조세혜택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복합운송업계 및 주선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6개월째 국회에 계류중이다.
또 정부가 지난해 제시했던 종물업체 인증요건도 대폭 완화돼 `3자물류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물류기업 육성`이라는 당초 계획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로 인해 물류업계는 "물류기업 육성은커녕 업계간 갈등을 조장하고 인증만 남발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지난 3월24일 `2005 종합물류기업 인증제 추진방향`과 관련, 관계기관 회의를 들여다보면 정부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다.
건교부는 이날 회의자료를 통해 "현재는 업계의 요구와 관심이 잠재된 상태지만, 정부안 확정시 업계의 요구와 반발이 쏟아질 것이며, 향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혼란이 우려된다"고 전망, 제도도입에 대한 고민을 내비쳤다.
이 같이 국내 3PL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겉으로 비춰지는 전망은 밝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3PL시장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또 다른 요소는 물류업계에 있다.
국내 물류업계가 해외 글로벌기업 수준의 서비스를 화주기업에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러한 의문에 물류업계는 `아직`이라는 단서를 단다.
물류시스템이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는 물류기업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아직 완벽한 3PL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없으나, 세계 최고 수준인 IT를 바탕으로 몇 년 후면 글로벌 기업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국내에서 3PL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과정속에서 여러 가지 진통이 뒤따르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시장성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류선진국이라 손 꼽히고 있는 미국·영국·유럽의 경우는 어떨까.
지금까지 발표된 여러 조사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이미 90년대에 3PL 시장이 급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물류시장에서 90년대 이후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가 3PL시장이다.
미국 리브&랜달(Lieb and Randall)이 지난 96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5년말 현재 포춘지 500대 제조기업 중 이미 60%가 3PL업자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991년의 37%, 1994년의 38%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3PL을 활용하고 있는 업체 중 90%가 물류업체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회사가 1998년 미국에서 실시한 동일한 조사를 영국과 유럽의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3PL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76%로, 미국의 60%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3PL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업체의 24% 정도가 향후 이러한 서비스의 이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에 비춰볼 때 국내 3PL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지만,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외국기업에 뒤쳐지고 있어 자칫 우리나라는 멍석만 깔아주고 이익은 외국기업이 챙기는 결과를 초래 할 수도 있다.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1천억원에 조금 미친다.
같은 기간 페덱스(FedEx)의 매출액은 173억8300만달러(한화 17조383억원)로 대한통운의 약 17배에 달한다는 점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교통신문 오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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